강 건너 불구경 . 협상에서 이 말은 상대방에게 어떠한 문제가 생기면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보면서 이에 따르는 이익을 챙기라는 뜻이다 . 그러나 ‘ 강 건너 불구경 ' 을 즐기기 위해서는 지극히 당연한 두 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 . 하나는 내 쪽에 불이 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, 다른 하나는 강 건너 상대쪽에는 불이 나야 한다는 사실이다 .
‘ 격안관화 ' 의 진술을 잘 이용한 사람으로 전략가 조조를 들 수 있다 . 원소의 아들 원상과 원희는 조조에게 패한 다음 공손강에게 투항하여 함께 조조에게 맞서기를 희망했다 . 조조의 부하들은 즉시 공손강과 원상 , 원희를 치자고 제안했으나 조조는 이를 만류했다 . 지금 공손강을 치게 될 경우 그들이 연합하여 맞설 것이나 , 그대로 놓아 두면 공손강이 스스로 원상과 원희의 목을 벨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. 조조의 이러한 작전은 적중하여 분란이 일어난 상대편에서 공손강이 원상과 원희의 목을 베었고 , 조조는 가만히 앉아서 자신의 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 .
협상에 있어서 ‘ 격악관화 ' 의 전술을 쓰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? 상대방의 움직임을 보아 가며 가만히 있다가 저들이 스스로 내분을 일으키면 어부지리로 이익을 챙겨야 한다 . 그러므로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상대방 내부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, 참을성 있게 지켜보다가 이를 적절히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.
협상은 협상 테이블에 안자 있는 상대방과 단둘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절대로 훌륭한 협상가가 될 수 없다 . 모든 협상은 반드시 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제삼자가 뒤에 존재한다 . 예를 들어 , 차를 사기 위하여 영업 사원과 협상을 하면서도 ‘ 내가 이렇게 결정하면 아냐 혹은 주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? ' 하며 주의를 의식한 결정을 한다 . 능력 있는 협상가는 상대방의 배후에 있는 결정권자를 고려한다 .
협상 , 특히 비즈니스 협상에 있어서는 자신의 속한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.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‘ 격안관화 ' 의 전술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. 하나는 능동적 의미에서 상대방 조직 내의 의견 불일치를 조장하는 방법 등을 통하여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.
또 다른 하나는 수동적 의미에서 상대방의 ‘ 격안관화 ' 에 넘어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. 예방의 의미는 협상 준비에서 마무리까지 조직 내 의견 차로 인한 불화가 없도록 조심하는 것이다 . 조직의 대표로서 협상을 진행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보다 같은 조직에 속한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이야기 한다 . 대표적인 예로 남북협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. 왜 남북 대화에서 우리는 북한에 끌고 다닌 모습을 보여 주는가 ? 이는 우리 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기 때문이다 . 북한측에서는 남한 내에 존재하는 불일치를 보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우리의 내분을 조장하는 전술을 사용하기도 한다 . ‘ 격인관화 ' 의 대표적인 예이다 .
협상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고 , 언제나 조직 내 여론을 수렴하여 합리적인 안이 되도록 해야 한다 . 혹시 내부 문제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밖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. 이와 더불어 ‘ 강 건너 불구경 ' 을 하기 위해서는 강 건너에 먼저 불을 지를 수 있는 적극적인 사고방식도 필요하다 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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